천사의 등장에 마리아는 놀라며 두려워합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능력이 함께한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마리아가 느꼈을 불안과 혼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인식의 한계를 잘 알 고 계시면서도, 우리를 종종 당신의 신비 안으로 부르십니다. 우리는 주저하고 망설입니다. 두려워하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름을 아시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기대하거나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우리 삶 속에서 시작하십니다.  
‘수태고지’라는 제목이 붙은 이 단락을 자세히 보면, 일방적 고지가 아니라 천사와 마리아의 대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천사는 마리아의 태도와 반응을 살피며 거기에 응답합니다. 마리아는 아기에 대한 예언과 하나님의 능력으로 아이가 잉태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 곧바로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라는 마리아의 반문은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의 표현으로, 불신앙을 표출한 사가랴의 반문과 성격이 다릅니다. 또한 마리아는 사가랴와 달리 임신과 출산 과정의 관찰자가 아니라 몸소 경험해야 할 주체였습니다. 그래서 천사는 마리아에게 일어날 일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성령의 임재’와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의 덮음’, 으로 질문에 답을 합니다. 하지만 성령이 무엇이고, 높으신 이의 능력이 덮인다는 의미에 대해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제 마리아의 믿음과 순종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하나님은 이러한 믿음과 순종의 결단을 요구하십니다. 온전한 믿음으로 순종의 삶을 살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