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8:15-27

1. 모두가 부인할지라도 자신만은 절대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베드로가 오늘 세번 식이나 모른척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베드로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결단과 의지, 다짐이라는 토대가 얼마나 약하고 허술한가를 다시금 느낍니다.

2.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우리 주께서는 이렇게 당신을 부인했던 베드로도 용납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용납받은 베드로는 후에 '은혜의 사람', '용납의 사람'이 됩니다. 즉 자신의 의지와 결단이 완전히 무너져내리는 그 곳에서 베드로는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보았고, '자기의(義)'라는 옷이 완전히 완전히 벗겨지는 그 자리에서 '주님의 의'를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3. 전해져 내려오는 교회사 비화에 의하면, 초대교회 당시 엄청난 로마의 핍박과 박해 아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저버리고 변절했다고 합니다. 당시 교회는 한 번 변절했던 사람이 회개한 이후 다시 교회로 편입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나뉘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때 초대교회의 절대적 권위자 베드로는 변절자들도 용서, 용납하며 다시 교회로 받아 주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한 때 주님을 부인했었지만, 주께서 그 크신 사랑으로 다시 그를 용서해주시고, 용납해주시는 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4. 돌아보면, 교회 공동체 안에는 '자기의'라는 옷을 겹겹이 입고 '죄인과 세리와 창녀'를 향하여 손가락질 하며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리는 바리새인 같은 사람들을 봅니다. 이러한 바리새인적 요소는 소위 믿음으로 '의'로워졌다는 사람들 속에 정도의 차이이지 모두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지금 이 글을 쓰고 읽는 우리 모두에게 정도의 차이지만 모두 바리새인과 같은 요소들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베드로와 같이 '자기의'가 완전히 부서지고, 자신을 향한 주님의 실제적이고 깊은 사랑을 경험한 이후에야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양을 먹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