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24장 1절 ~ 14절

여호와께서는 다시 이스라엘을 향해 진노하셨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모호합니다. ‘다시’라는 표현으로 봐서 앞서 있었던 3년 기근(21:1~14)이 첫 번째 진노의 결과가 아니었을까 추정됩니다. 그런데 본문에 언급된 여호와 하나님의 진노는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습니다. 진노하신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셔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게 하십니다.
그런데 본문과 평행을 이루는 역대상 21장은 하나님이 진노하신 것이나 다윗을 격동시키신 일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했다’고 말합니다. 본문에 의하면 여호와 하나님의 격동하심에 이끌린 다윗은 요압과 군대 사령관들을 불러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두루 다니며 인구 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합니다.

요압은 다윗의 지시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요압은 인구 조사가 여호와의 권능에 대한 믿음을 저버린 채 군사력 증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요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구 조사를 강행할 뜻을 비칩니다. 그리고 요압과 군대 사령관들을 재촉합니다.
다윗의 결심이 확고함을 느낀 요압과 군대 사령관들은 즉시 물러나 요단 강을 건너 갓 골짜기 한가운데 있는 아로엘 성읍 오른쪽에 진을 친 후 거기서부터 인구 조사를 시작했으며, 야셀 성읍으로 이동해 인구 조사를 계속했습니다. 그다음에 길르앗 지역을 거쳐 닷딤훗시 땅에 이르렀고, 그곳을 지나 다냐안 성읍을 거친 다음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시돈 지방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시돈 지방의 인구 조사를 마친 그들은 두로 요새에 들렀다가, 히위 사람과 가나안 사람의 모든 성읍을 거쳐 유다 남쪽 브엘세바에 이르렀습니다.

요압과 군대 사령관들은 이스라엘 온 땅을 다 돌아 인구 조사를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인구 조사는 9개월 20일에 걸쳐서 이루어졌습니다. 인구 조사 결과 칼을 빼어 다룰 수 있는 용사가 이스라엘에서는 80만 명, 유다에서는 50만 명이었습니다.

요압과 군대 사령관들의 인구 조사 결과를 전해 들은 다윗은 자신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자책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여호와 하나님께 자신이 큰 죄를 범했고 어리석은 행동을 했으니 그 죄를 용서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하나님은 예언자 갓을 통해 이스라엘과 다윗에게 세 가지 심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하십니다. 갓은 왕의 땅에 임할 7년 기근, 원수들에게 쫓겨 다닐 3개월 망명 생활, 그리고 왕의 땅에 임할 3일 전염병 등 세 가지 심판 목록을 제시합니다. 다윗은 여호와 하나님의 긍휼을 기대하며 삼일 동안의 전염병을 선택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