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무엘하14:1-11

4-7절 말씀을 보면 요압의 지시를 받은 드고아 여인은 다윗 왕 앞에서 그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로 왕의 도움을 간청합니다. “드고아 여인이 왕께 고할 때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가로되 왕이여 도우소서”(4절). 그녀는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초라해진 행색으로 다윗의 동정심에 호소했습니다 “나는 참 과부니이다”(5절). 이 여인의 말은 다윗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거짓말로서 요압의 계략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드고아 여인은 자신의 가련하고 절박한 처지를 호소합니다. 드고아 여인은 자신이 과부인데다 두 아들이 싸우다 한 명을 살해하여 결국 나머지 한 아들도 율법에 따라 사형에 처해지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이제 이로 인해 집안의 대가 끊어지게 되었다고 호소한 것입니다.(7절) 이야기 역시 요압의 지략에 따라 꾸며낸 것이었습니다. 요압이 이런 이야기를 꾸며낸 목적은 다윗의 동정심을 유발하여 이야기 속의 살인한 아들에 대한 용서를 끌어내고, 이어 이 판결을 압살롬의 경우에까지 적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드고아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압살롬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도록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합당하지 않습니다.

-압살롬은 의도적으로 암논을 살해했습니다. 암논 살해 사건은 사전에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것으로서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경우와는 다릅니다.
-이 여인의 아들이 범한 살인 행위는 율법을 거스르는 명백한 범죄 행위임에도, 이 이야기 속의 드고아 여인은 결국 인간적 동정심을 끌어내어 살인죄를 경감시키고자 했던 것입니다.
-살인한 아들을 죄인으로 보지 않고 ‘남아 있는 숫불’, 즉 기업을 이을 유일한 자손으로 부각시킨 것입니다. 이는 곧 압살롬을 차기 왕위 계승자로 떠올릴 뿐만 아니라 그처럼 귀한 자에게 죄를 물어 장차 그가 감당할 역할을 끊어버리게 할 수 없다는 인간적인 논리에서 나온 잘못된 생각입니다.

따라서 이 여인의 말은 지극히 인간적인 진술에 불과한 것으로서 나단 선지자의 비유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즉 나단은 다윗의 범죄에 대해 하나님의 이름으로 단호화게 지적하고 징계의 예언마저 주저하지 않음으로써 다윗으로 하여금 하나님이 공의를 똑바로 직시하게 했던 것입니다.

드고아 여인은 압살롬을 귀환시키기 위해 요압의 계략에 따라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시적이고 육신적인 만족을 위해서 하나님 말씀과 진리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논리와 정서에 맞는 것이라고 해서 그것이 선한 것이고 옳은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