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무엘하 11:14-27

22-25절 말씀을 보면 사자는 요압이 이러 준 대로 상세하게 다윗에게 전황을 보고하였습니다. “사자가 가서 다윗에게 이르러 요압의 모든 보낸 일을 고하여 가로되 그 사람들이 우리보다 승하여 우리를 향하여 들로 나온 고로 우리가 저희를 쳐서 성문 어귀까지 미쳤더니 활 쏘는 자들이 성 위에서 와으이 신복들을 향하여 쏘매 왕의 신복 중 몆사람이 죽고 왕의 종 헷 사람 우리아도 죽었나이다”(22-24절). 그 사자는 다윗이 질책할지 예상하여 일러준 말 그대로, 즉 이스라엘 군대가 왜 암몬의 랍바 성 가까이까지 갈 수밖에 없었고 또 왜 신복들이 죽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사실은 요압의 보고를 전해 들은 다윗의 반응입니다. “다윗이 사자에게 이르되 너는 요압에게 이같이 말하기를 이 일로 걱정하지 말라 칼은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죽이느니라 그 성을 향하여 더욱 힘써 싸워 함락시키라 하여 너는 저를 담대케 하라 하니라”(25절) 사자의 보고에 대한 다윗의 반응에서는 충직한 신하들을 잃은 분노와 슬픔이 나타난게 아니라 그들의 죽음에 대해 무감각함과 심지어 요압의 선전을 격려하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이를 통해 그가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하나님의 백성이 암몬 족속과의 전투에서 무고하게 피를 흘린 신하들을 생각하기보다도 오직 자신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 계획했던 우리아의 죽음에만 온 관심이 모아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칼은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죽니느니라고 요압을 격려하듯 말하는 다윗에게서는 사랑하는 부하를 잃은 데 대한 안타까움은 찾아볼 수 업고, 오히려 자신의 죄가 영원히 은폐될 수 있다는 안도감을 가장하려고 태연하다 못해 냉혹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는 그가 간음죄와 살인죄를 정당화하는 방종과 권력 남용의 자리에까지 이르렀음을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일찍이 사울 왕의 겉옷 자락만 벤 일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받을 만큰 순수한 신앙을 지닌 다윗은 모살 행위를 저지른 요압의 죄를 두둔하며 격려하는 직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죄를 저지르고도 회개하지 않고 그 죄를 감추고 정당화시키는 죄의 힘은 사람이 그 자신이 지은 죄를 변명하는 정도에만 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정당화하고 아무런 죄의식도 못 느끼게 해 스스로 자멸할 때까지 사람을 몰아붙일 만큼 영향력이 큽니다. 사소한 잘못에도 괴로워할 줄 아는 온유한 성품의 사람이요 하나님 앞에서 아름다운 영감의 찬양을 드릴 만큰 맑은 심령의 소유자였던 다윗이 이토록 완악하고 강박한 사람으로 변질된 것은 죄와 사단의 세력에 단단히 사로잡혀 그의 심령, 곧 양심마저 저버리는 사람이 되었음을 보여 줍니다. 그러므로 믿는 자는 하나님 앞에서 선한 양심을 지키는 일에 늘 깨어 있어 죄로 인해 강박해져 그 양심마저 저버리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