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삼상24:16-22
다윗이 자신의 베어진 겉옷자락을 제시하며 결백을 호소하자 사울은 감동하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 다윗의 말대로 전혀 잘못한 것이 없는 그를 죽이려 했던 자신의 행동과는 달리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 준 다윗의 결백이 분명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불의하고 추한 모습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사울의 이러한 반응은 일시적인 것이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만큼 당시 그는 다윗의 선의에 감동되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사울이 다윗을 향해 “내 아들 다윗아”라고 부른 데서 잘 나타납니다. 그러나 사울의 감동은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것이었고 다윗에 대해서도 단지 인간적인 미안함을 느낄 뿐이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다윗의 선의는 인정하였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진정으로 회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 : 사울은 자신의 악과 다윗의 선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실을 인정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나를 네 손에 붙이셨으나 네가 나를 죽이지 아니하였도다” : 사울은 자신의 생명을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다는 사실, 즉 자신을 다윗의 손에 붙이도록 하나님께서 섭리하였다는 사실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사울은 이처럼 다윗이 자신에게 선을 행한 것과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였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더 이상 다윗을 해치지 않겠다는 결단은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으면 이에 대한 반응이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나 사울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단지 그는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정도에서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회개에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과 그 잘못으로 인해 자신이 감당해야 할 결과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르겠다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즉 회개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시인이며 그와 같은 악에서 돌이키겠다는 자기 고백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이전에 범하였던 죄를 끊고 더 나아가 적극적인 면에서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사도 바울은 도적질하는 자는 돌이켜 다시는 도적질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빈궁한 자를 구제하기 위해 수고하고 선을 행하여야 한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본문에 나타난 사울의 태도는 진정한 회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얼마 후 다시 다윗을 죽이려 했습니다.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였다 할지라도 그 잘못을 계속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회개하지 않은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