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을 보면 소발은 먼저 자신들을 무자비하다고 비나하며 심판을 경고했던 욥의 말
에 극도로 흥분하며 변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즉 소발은 욥의 책망에 수긍할 수 없
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수긍하면 자신이 틀린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
과응보의 법칙을 적용해서 악인의 번영은 일시적이며 궁극적으로는 멸망에 이르게 됨
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본문에서 소발은 악인의 번영이 지극히 일시적인 것이요
허무한 것임을 ‘똥’, ‘꿈’, ‘환상’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강조하고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소발의 주장한 말은 맞습니다. 그러나 욥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말입
니다. 왜냐하면 욥의 고난은 죄로 말미암아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운데
주어진 고난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발이 계속해서 인과응보의 법칙으
로 욥을 정죄하고 악인으로 몰아가려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2절을 보면 소발은 욥을 향해 “내 생각이 내게 대답하나니”라고 말합니다. 이는 곧
욥의 말과 반대되는 생각이 그의 안에서 계속 충동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즉 소발은
욥의 말을 듣고 있는 내내 욥의 말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반박할 말들을 찾기 위해 온
정신을 쏟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결국 소발이 욥을 향해 쏟아냈던 모든 말들의 출
처가 어디로부터 말미암은 것인지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즉 소발의
말은 모두 지금도 자신을 충동하고 있는 그의 생각에서 비롯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소발의 말이 욥과 하나님 앞에서 왜 정당한 것이 될 수 없는 것인지를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실로 소발은 하나님의 진리와 뜻을 헤아리고자 하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아니
하고 전통적 인과응보적 사고에 사로잡혀 스스로의 생각과 주관으로 하나님과 욥을
판단하고, 그것이 진리인 양 행동하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