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 교회에 대한 교리적인 도전 중의 하나는 두 극단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한 극단은 하라/하지 말라에 기계적으로 매여 그것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공로가 되어 구원을 얻는다는 율법주의의 도전이었습니다. 다른 극단은 그리스도로 인하여 의롭다 함을 얻은 그리스도인들은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반율법주의적 육욕주의의 도전이었습니다. 반율법주의적 관능주의는 3장 후반부에 나오고, 3장 초반부에는 율법주의의 도전이 다루어져 있습니다.
바울은 2:19-30에서 디도와 에바브로 디도를 빌립보에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아주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문제였습니다. 이렇게 디도와 에바브로 디도를 위한 추천서를 쓰던 바울이 본문에서는 다시 교리적인 문제로 돌아와서 복음을 대적하는 자들에 대해서 빌립보 교회에 경고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대적들인 할례파가 유대인으로서의 육체적인 자랑거리를 들고 나와서 복음을 대적하는 무기로 삼고 있기 때문에 바울도 그런 자랑거리들이 많았던 자신의 과거를 들먹이면서 그들에게 논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과거에 자신이 자랑하던 것을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배설물로 여긴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의 이러한 과거와 현재를 통해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복음의 대적자들에게 넘어가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할례나 인간적인 업적이나 공로로 이해하는 율법주의자들, 행악자들을 삼갈 것을 경고하면서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고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것이 진정한 할례파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오늘 본문 4-8절을 보면, 난 지 팔일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열심히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고 자신의 화려한 과거 이력을 소개하면서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며, 이전에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배설물로 여긴다고 말씀합니다.
바울이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가장 고상한 지식이라고 하였는데, 이런 지식을 얻는 것이 본문에서는 그리스도를 얻는다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된다,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안다 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얻는다고 할 때 얻는다는 것은 여전히 상업적인 용어로서 저울 쩌쪽편에 부와 권력과 명예와 지위와 건강 등 온 세상의 좋은 모든 것들을 올려 놓고 이쪽편에 그리스도를 얻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 장군은 별 셋을 달고 나서 군인교회의 많은 사병들 앞에서, 한 쪽에 별 셋과 모든 인간적인 조건들을 놓고 다른 한 쪽에 그리스도를 놓은 다음, 저에게 어느 한 쪽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그리스도를 선택하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고 합니다. 그 장군은 바울처럼 그리스도를 얻기 위하여 다른 모든 것을 상대화한 것입니다. 바울은 여기서 단순히 그리스도로부터 이득을 얻는다는 차원만이 아니라, 재림 때에 구원이 완성될 때까지 그리스도와의 교제관계를 더욱 깊이 해 나간다는 의미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이미 다 얻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는 아직 목표로서 계속 얻어가야 할 자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 안에서 발견된다는 말은 위의 표현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가리킵니다. 그리스도와 연합되면 그리스도의 의가 나의 의가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의 의가 나의 의가 되는 방법은 율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바울은 여기서 자기가 율법을 지킴으로써 자기를 의지하여 얻는 의를 거부하고 순전히 그리스도를 믿어 얻는 의를 강조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에게 자신을 내맡겨 전적으로 의지함으로 얻는 의입니다.
오늘 나의 삶에서도 과거의 나의 이력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겸손함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신실히 섬기는 결단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