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7:1~16

오늘 말씀에서는 헬라파 유대인들에 의해 신성 모독죄로 고소당한 스데반의 기나긴 변론이자 설교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스데반에 대한 고소의 내용은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고 성전과 율법을 거슬러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의 스데반의 태도는 이러한 고소 내용에 대해서 단순히 반박하는 식의 변론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유대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되짚어 가면서, 자신이 유대인들과 동일한 신앙을 갖고 있다는 것과 하나님과 율법을 거스른 것은 바로 그를 고소한 유대인들 자신임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스데반은 먼저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인 아브라함을 언급합니다.
하나님이 고향 땅에 있던 아브라함을 불러 내셔서 가나안 땅으로 이끄신 사건을 돌아봅니다. ‘영광의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 땅을 주셨다고 말합니다. 그는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언급하면서 그가 믿는 하나님이 유대인들이 믿는 하나님과 동일한 분인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믿는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 보내신 분임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스데반은 하나님이 가나안 땅을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주겠다고 하신 약속을 언급합니다. 그런데 그 약속이 주어진 시점에 아브라함에게는 발붙일 땅 한 평도 없었고, 단 한 명의 자식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바를 신실하게 이루어 가셨습니다. 스데반은 하나님이 약속을 반드시 이루는 분이라는 믿음을 선포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 믿음은 말씀으로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신 모든 약속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성취하셨음을 그는 분명하게 믿었습니다.

본문 8절 말씀에서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이 ‘할례의 언약’임을 분명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할례는 언약의 증표로 지정된 것입니다.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은 할례를 행함으로서 자신들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임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스데반이 특별히 할례를 언급한 것은 유대인들이 할례 자체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여기면서, 정작 마음과 귀로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마음에 간직하고 신실하게 지키는 마음과 태도가 중요함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에서와 야곱을 낳고, 야곱이 열 두 아들을 낳아 그 자손들이 이스라엘 민족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9절 이하에서는 요셉과 그 형들에 관한 이야기부터 애굽에서 죽은 야곱이 세겜으로 옮겨져 조상들의 무덤에 장사된 사실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죄, 불의, 수많은 환난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 약속하신 바를 신실하게 이루어가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까지도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을 온전히 성취하실 것입니다.

스데반은 자신이 자신을 고소한 유대인들과 동일한 신앙의 근원을 가지고 있음을 변론하고 있습니다. 즉, 이스라엘의 선조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신실하게 이루신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며 구원의 경륜을 선포합니다.
보잘것없는,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인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을 안다면 하나님을 더 깊이 신뢰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은 창세로부터 오늘 우리에게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믿는다면, 스데반과 같이 우리가 믿는 구원의 진리를 더 분명하게 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