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15:1-20

1-2절 말씀을 보면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예수님께 나아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공회에서 파송된 공식적인 대표단으로서 예수님을 조사하기 위하여 내려왔습니다. 이전에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 규정을 어기고 이삭을 잘라 먹은 일을 보고 비난한 적이 있었습니다(12:1-7) 이제 그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정결 규례를 어기고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비난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라며 다그칩니다(2절) 이들이 말하는 “장로들의 전통”이란 ‘구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원래 성문율법에 대한 보조 지침이었지만 점차 성문율법과 같은 권위와 구속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유대인들은 율법과 장로들의 전통을 오랜 세월 구전 형태로 저수해 오다가 주후 3세기 이후에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장로들의 전통에 근거하여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일은 위생적인 목적을 가질 뿐만 아니라 또한 공식적인 종교 의례였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에서는 돈이나 도구와 같은 것들과 접촉하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심지어 잔과 주발과 놋그릇을 씻었습니다. 이처럼 유대인들은 장로들의 전통에 근거하여 정결규례를 철저히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3-9절 말씀은 예수님의 반박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히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비난하십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고 물으십니다(3절) 이는 그들의 “전통”과 “하나님의 계명”이 서로 맞지 않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장로들의 전통과 하나님의 계명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서는 예수님은 그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계명을 저버린 것을 실례를 들어서 논증하십니다. 예수님은 부모를 비방하는 자를 반드시 죽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부모에게도 드릴 것을 하나님께 드렸다고 하면 부모에게 드릴 책임이 없다고 하는 그들의 전통을 비판하십니다(4-6절)

당시 유대인들은 자신의 재산을 ‘하나님께 드려진 것’(고르반)이라고 선언하면 하나님께 바쳐진 것이 되었기 때문에 부모에게 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관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당시 많은 유대인들이 이러한 관습을 핑계로 제5계명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즉 그들은 모세의 전통이 아닌 자신들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였던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이사야 29:13을 인용하시면서 그들의 외식을 지적하십니다(7-9절). 예수님에 따르면, 그들은 마치 이사야 시대의 사람들처럼 입술로는 하나님을 공경하되 마음은 하나님에게서 멀었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버리고 사람들이 만든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침으로 하나님을 헛되이 경배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신앙의 본질과 비본질을 분별하지 못한 것은 하나님 말씀보다 사람의 전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 두 가지가 뒤바뀌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순전히 자기 열심에 함몰된 채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역시 이런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킨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하나님 말씀보다는 신앙의 전통과 관습에 더 치우쳐서 살지는 않습니까?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 전통과 관습을 말씀보다 위에 두고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페하는 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