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전도서 9:11-18
11-12절 말씀을 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능력과 지혜가 삶을 성공적으로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능력과 지혜가 성공적인 삶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능력을 갖추고도 기대한 성공이나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은 삶의 부조리함을 보여주는 사례인 동시에 시기와 우연, 즉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이루어지는 때와 그것의 좋고 나쁨이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님을 증거해 줍니다. 여기서 우연은 생각지 않게 일어나는 사건을 뜻하는 것으로서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다시 말해 그저 당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바로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전도자는 “물고기가 그물에 걸리고 새가 울무에 걸리 듯”사람이 재앙을 당하나 피할 수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13-18절 말씀을 보면 부조리한 삶에 대해 또 다른 예로서 전도자는 가난한 지혜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또 해 아래서 지혜를 보고 크게 여긴 것이 이러하니 곧 어떤 작고 인구가 많지 않은 성읍에 큰 임금이 와서 에워싸고 큰 흉벽을 쌓고 치고자 할 때에 그 성읍 가운데 가난한 지혜자가 있어서 그 지혜로 그 성읍을 건진 것이라 그러나 이 가난한 자의 지혜가 멸시를 받고 그 말이 신청되지 아니한다 하였노라”(13-16절) 전도자는 어떤 성읍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지혜가 세상에서 어떻게 취급되는가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한 작은 성읍이 힘센 왕으로서 공격을 받게 되었는데, 이 때 성읍에 사는 가난한 지혜자가 그 지혜로 성읍을 구하였습니다. 한 사람의 지혜가 성읍을 구한 이 사건을 보면서 지혜자는 지헤의 가치와 유익에 대해 다시 한 번 감탄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읍과 그 성읍의 많은 사람을 구한 지혜자는 금새 잊혀지고 사람들은 다시 지혜자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전도자는 지혜가 세상에 큰 유익을 주지만 그것이 인정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탄식합니다. 지혜의 가치와 유익이 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쉽게 그것이 무시당하고 잊혀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세상이 지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혜가 지닌 가치와 유익은 결코 무시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조용히 들리는 지혜자의 말들이 우매한 자들을 다스리는 자의 호령보다 나으니라 지혜가 무기보다 나으니라 그러나 죄인 한 사람이 많은 선을 무너지게 하느니라”(17-18절). 가난한 지혜자가 그 공로에도 불구하고 쉽게 잊혀지고 인정받지 못했던 것처럼 세상에서 지혜자는 사람들을 강제할 큰 권력이나 재물을 가지거나 자신의 지혜를 소리 높여 과시하거나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권력을 가지고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대부분 어리석은 자일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 유익을 주는 것은 힘을 가진 어리석은 통치자가 아니라 지혜자의 작은 목소리라는 사실은 지혜의 가치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임을 말해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