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고린도전서 4장 9-21절

바울은 자신이 생각해보니까 마치 하나님이 사도들을 죽이시기로 작정하신 것같이 끄트머리에 두시고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로마의 원형경기장에 끌려가는 검투사들은 맹수나 상대검투사가 죽을 때까지 원형경기장에 모여든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구경거리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인들에게 익숙한 이 비유를 들었던 것입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절박한 상황에 놓인 검투사들처럼 자신들이 복음의 현장에 서 있는 모습이 그러했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10절 이하의 말씀을 통해서도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고, 약하고, 비천하고,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정처가 없고 수고하고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모욕을 당한즉 박해를 받고 비방을 받고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꺼기 같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예수님 때문에 죽음 직전에 몰리면서 구경거리가 되고 갖은 고초를 겪으며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 있는가?
저는 바울의 삶에 감동받고 바울을 본받고 싶은 마음이 있음에도, 제 삶은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어라고 경계선을 긋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사실 오늘도 저는 이 씨름하고 살 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제가 생각해도 대견할 정도로 바울 비슷한 상황에서도 잘 감당할 때가 있곤합니다. 하지만 바울처럼은 나는 살 지 못한다고 할 수 없노라고 그 일을 맡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보여지곤 합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의 이 말씀을 주시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되 지극히 사랑하신다는 하나님의 사인이시거든요.
우리가 그래도 바울처럼 어느 정도는 살 수 있다고 믿으시고 우리에게 이 말씀을 주시며 그렇게 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시는 거거든요.

비록 예수님 때문에 위기상황에 몰리기도 하고, 때로는 볼품없는 인생처럼 취급받기도 할지라도 주의 도구된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우리의 역할을 잘 감당하며 살자는 거죠.

바울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 말씀을 가슴에 품고 우리들이 주를 위해 기꺼이 고난까지도 형편없는 취급까지도 감당하길 원할 때, 우리가 속한 공동체는 훨씬 더 건강하고 바람직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 현장에 함께 설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며 함께 이 길을 걸어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흔들림없이 살아가는 자 되기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