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마가복음 14장 66-72절 말씀

1. 베드로의 실패
베드로는 대제사장의 집에 가까스로 들어와 아랫뜰에서 불을 쬐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산헤드린 의원들에게 심문을 당하실 때 베드로는 뜰에서 하인들에게 심문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때는 밤이었고 마당에는 모닥불이 피워져 있었기 때문에 얼굴을 잘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베드로는 불 쬐는 사람들 틈에 끼어 있으면서 누가 자기를 알아보지 않을까 불안하던 차에 여종이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질문하니 두려워서 즉각적으로 부인하게 됩니다.

베드로가 사용한 표현은 랍비들이 공적이고 법적인 상황에서 부인할 때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 황소가 어디 있느냐?”라고 질문하면 “나는 네가 하는 말을 모르겠노라.”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를 향한 여러 사람의 추궁이 거듭되자 베드로는 사면초가의 위기상황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베드로는 저주와 맹세까지 하면서 예수님과의 관계를 부인합니다. 베드로가 저주와 맹세로 다짐한 것은 ‘이 사람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보통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끊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었습니다.

이처럼 베드로의 부인은 완전하고도 확고한 것이었습니다. 베드로 자신의 입으로 한 충성의 맹세는 완전히 깨어졌고 예수님의 예언이 성취되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사랑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불완전한 사랑이어서 그에게 닥쳐오는 두려움의 시험을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2. 통곡하는 베드로
그렇게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했을 때 닭이 두 번째 울었습니다. 베드로는 닭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누가복음의 기록에는 닭울음소리가 들릴 때 예수님의 시선을 받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베드로는 닭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철저한 실패자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죽을지언정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했던 자신만만한 모습은 간 데 없고 순간적인 위험을 모면하려고 예수님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부정했던 자신의 죄인된 모습을 발견한 것입니다.

베드로는 머리를 벽에 부딪치면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할만큼 심하게 울었습니다. 베드로의 울음은 단순한 감정적인 후회를 훨씬 뛰어넘어 온 마음을 뒤집은 진지한 참회의 눈물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철저히 실패했지만 또한 철저히 회개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받았습니다. 이 가능성은 베드로 자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에 의한 것입니다.

베드로의 실패담은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줍니다. 첫째는 어려운 신앙의 환경에서 배교의 유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베드로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겠다는 신앙의 결의를 다지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베드로 같은 수제자도 실패했다는 것을 통해 실패하고 낙망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실패한 베드로도 새롭게 거듭났음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도 새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성도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을지라도 자포자기하지 말고 이를 영적인 각성과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