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무엘하15:1-12
1-6절 말씀을 보면 왕위를 가로챌 야심을 품어온 압살롬은 다윗과의 관계 회복 후에 자신이 왕위를 무려받을 자라는 것을 과시하는 위용을 갖춥니다. “이 후에 압살롬이 자기를 위하여 병거와 말들을 준비하고 전배 오십 명을 세우니라”(1절) 당시에 병거는 아주 값비싼 것이었고, 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50명의 ‘전배’는 왕의 행차에 병거 앞에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면서 호위하는 임무를 맡은 군사였습니다. 아직 왕위 계승의 원칙에 대한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압살롬의 이러한 시위는 스스로 후계자임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다윗과 그술 왕 달매의 딸 마아가 사이에서 출생한 압살롬은(삼하3:3) 부모가 모두 왕족이었고 또한 장자 암논이 죽음으로써 왕위를 이을 사람은 당연히 자기라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압살롬은 왕의 후계자로 지목된 것도 아니었고 단지 왕자중에 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더욱이 압살롬이 아버지 다윗 왕과 화해한 후에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은 교활한 속임수였습니다. 다시 말해 마치 왕위를 이을 후계자인 것처럼 과시함으로써 자신이 후계자임을 기정 사실화하려는 계략이었던 것입니다. 왕위 찬탈을 위한 압살롬의 이러한 음모는 매우 계획적으로 진행되었는데 본문에는 이 사실이 다음과 같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일찌가 일어나 성문 길 곁에 서서”(2절) : 아마도 그는 날마다 성문 곁으로 간 것 같습니다. “성문”은 왕궁의 문으로서 구약시대에 마을의 성문은 장로들이 재판하는 장소였는데 왕정시대에도 여전히 재찬 장소로 이용되었습니다. 압살롬이 백성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성문” 곧 법정을 활용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십시오. 송사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은 모두 억울하고 곤경에 처한 자들이어서 말 한마디에도 감격해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압살롬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하여 환심을 사고 이로써 반란의 토대를 삼았습니다.
-“너는 어느 성 사람이냐”(2절) : 그는 송사가 있어 재판을 청하러 오는 사람에게 출신 지역을 물어 봄으로써 개인적인 관심을 보인 후에 송사 내용을 경청하였습니다. 단지 자신의 하소연을 들어주기만 하여도 고마워할 사람들에게 먼저 나서서 고향이 어디냐, 무슨 억울한 일을 당하였느냐고 관심을 보임으로써 압살롬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네 일이 옳고 바르다마는”(3절) : 송사하러 온 사람의 말을 다 들은 압살롬의 반응에 주목하십시오. 그는 공정한 판단을 하기보다 옳다고 편을 들어 주면서 왕이 국정을 돌보지 않아서 송사를 들어줄 재판관을 세우지 않았다고 다윗을 비난하였습니다.
-“내가 이 땅에서 재판관이 되고 누구든지 송사나 재판하는 일이 있어 내게로 오는 자에게 내가 공의 베풀기를 원하노라”(4절) : 다윗이 백성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고 매도한데 이어 그는 오직 자신의 관심은 “공의를 베푸는 데” 있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이었고, 그의 관심은 백성들의 환심을 토대로 왕위를 얻고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가까이 와서 절하려 하면 압살롬이 손을 펴서 그 사람을 붙들고 입을 맞추니”(5절) : 송사하러 온 사람이 거짓된 친절에 감격하여 그에게 절하려 하면, 압살롬은 이를 만류하면서 그에게 입맞춤으로써 친구 관계로 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같은 기만적인 술책으로 백성들의 환심을 산(6절) 압살롬의 행위에 대해 성경은 “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도적했다”고 표현했습니다. 즉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한 압살롬의 행위는 반역의 의도를 감춘 거짓되고 악한 것이었습니다. 본문이 압살롬의 행위에 대해 사람들의 마음을 도질한 것이라고 단언한 것은 그가 곧 사람들의 생각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속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에 대한 압살롬의 태도는 좋은 것이나 그 의도가 불순하고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거짓말로 속인 것은 살인죄를 범하고 난 후 또 다른 죄를 범한 것임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 이기적인 욕망과 욕심입니다. 그러므로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는 결국 사망을 가져오게 됨을 깨달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나중에 다 알게 됩니다. 그 사람의 행위가 진심인지 아닌지 알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