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한복음 7:14-24

1. 요한복음의 별명은 독수리 서신입니다. 독수리는 태양을 두 눈으로 똑바로 쳐다봐도 눈이 멀지 않는다고 합니다. 요한과 그의 공동체의 형제 자매들은 태양보다도 수십만배, 수십억배 더 밝은 하나님의 영광을 두 눈으로 목도하였음에도 눈이 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2.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육신'을 입고 세상으로 보내셨습니다. 이것이 '성육신(incarnation)'입니다. 요한복음이 쓰여졌던 당시 분위기에서 '육신'은 더러운 것이고, 악한 것이고, 썩어 없어질 것이고, 영혼에 방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그의 어머니는 미혼모, 아버지는 망치와 못으로 거칠어진 목수, 그의 출신은 당시 달동네인 나사렛 등등.

3.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를 택하셨습니다. 그 결과 더럽게 보이는 사람들, 악해 보이는 사람들, 썩어 없어져야할 것으로 여김받는 사람들, 스스로를 거룩하게 생각했던 사람들로부터 배척받았던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4. '성육신'으로 인하여 한 켠에 사람들(요한공동체)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두 눈으로 목도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켠의 사람들(서기관,바리새인공동체)은 그 육신의 장막에 가려져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지 못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나사렛' 출신이라는 한 단어로 예수 그리스도를 규정해버리니,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되는 충만한 은혜와 진리를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태양앞에서 반딧불 같은 '자기영광'으로 서로 손뼉치고 있었습니다. "우와, 저 사람 예일대학교 출신이래~" "우와~ 저 사람 삼성경제연구원에 수석연구원으로 30년 근무했데~"

5. 혹시 우리의 두 눈도 이러한 '나사렛 출신'이라는 장막에 갇혀있다면, 우리는 절대로 우리 주위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하시며, 그들을 통하여 계시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진리를 결단코 볼 수 없습니다.

6. 이 나사렛이라는 '가림막'이 벗겨질 때에야 우리 두 눈은 만물의 찌끼같은 우리 형제자매들을 제대로 볼 수 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가림막이 벗겨질 때에야 우리는 베드로와 같이 고백할 수 있습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